60세 이상, 농민, TK…반기문, 박 대통령과 지지층 겹치네

중앙일보

입력 2016.06.01 02:18

수정 2016.06.01 14:05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은 언제까지 함께 갈까.

여권에선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지지율을 놓고 ‘평행이론’ 같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의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되는 걸 말한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경우 지지율 면에서 평행이론이라고 부를 만한 유사점이 있다.
 

증앙일보의 지난달 27~28일 여론조사 중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반 총장의 지지율은 28.4%였다. 같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37.5%(부정 평가 56.6%)였다. 두 지지율 사이에는 지지층 구성이 거의 고스란히 겹쳤다.

20대·화이트칼라선 똑같이 저조
“정권 재창출 바라는 대통령 지지자
반총장에게 관심, 평행이론 나타나”

◆60대 이상이 지지율 견인=연령대별로 보면 반 총장의 경우 ▶19~29세 10.7% ▶30대 18.5% ▶40대 28.5% ▶50대 30.5% ▶60세 이상 47.7%였다. 60세 이상 지지율이 19~29세의 4배에 이른다. 박 대통령의 연령대별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19~29세(15.6%), 60세 이상(63.1%)을 비교했을 때 지지율 격차가 4배에 달했다. 두 사람 모두 60세 이상이 지지율을 견인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두 사람 모두 대구·경북(TK)에서 각각 46.3%(박 대통령)와 45.1%(반 총장)를 얻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직업·학력별로 봐도 비슷했다. 반 총장의 지지층은 무직·기타(51.3%)-농림·어업(45.2%)-주부(36.3%) 순이었다. 가장 지지율이 저조한 직군은 학생(9.2%)-화이트칼라(사무직·14.9%)였다.


박 대통령 역시 농림·어업(66.6%)-주부(56.2%)-무직·기타(56.1%) 순이었다. 학생(16.6%)-화이트칼라(23.2%)에선 낮았다.

지지율 추이도 비슷했다.

이번 조사에서 반 총장이 다자구도에서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본지가 2014년 11월 10일 발표했던 조사(34.3%로 1위) 때에 비하면 지지율 자체는 하락한 상황이다. 당시 46.5%에 달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이번 조사에선 9%포인트 정도 빠졌다.
 ▶관련 기사
[단독] 반 총장 TK 지지율 45%, 고향인 충청 31%보다 높았다
[팩트체커 뉴스] "반기문 총장, 과연 대통령 전용기 AIR FORCE ONE을 탔는가?"

◆대통령과 선 그었지만 … =반 총장은 지난달 25일 대선 출마 의사를 시사하면서 “박 대통령이 무슨 언질을 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지층만 놓고 보면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가장 큰 차기 주자로 떠올랐다.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박 대통령의 지지층 중 정권 재창출이 절실하다고 느끼는 핵심층이 반 총장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평행이론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선 본선 무대에 설 경우 반 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지지층을 뛰어넘는 정치적 확장성을 갖춰야 하지만 그런 잠재력이 있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남궁욱 periodist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