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의 코붙임에 ‘참고도’ 백1로 비집고 나와 저항하는 건 흑4, 6을 선수한 다음 흑8로 중앙을 끊어 좌중앙 백 전체가 위험하다. 중앙 접전에서 미미하게나마 흑이 이득을 취하면서 형세는 한 드 집 차이로 바짝 좁혀졌는데 커제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다. 좌상귀 쪽에서 밀어온 64, 우변 66, 68 선수의 권리를 행사하고 우상귀 쪽 70으로 백 한 점을 살려낸다. 이 장면에선 반상 최대의 곳. 이곳을 소홀히 하다가 흑이 70의 곳을 두어 먼저 백 한 점을 잡으면, 다음 흑A를 선수하고 B로 끊어 상변 흑 여섯 점을 놓고 따내게 하는 끝내기가 생긴다. “끝내기도 빈틈이 없는 거 같아요. 반면 1집 반 이상은 앞서 있습니다. 백이 지는 그림은 나오지 않겠어요.” 승부가 종착역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박영훈 9단의 목소리가 천둥처럼 고막을 울린다.
손종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