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71주년 승전기념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퍼레이드에 135대의 각종 무기와 군사 장비, 71대의 공군기가 참가했다. 신무기가 많았는데 대부분 시리아에서 작전에 투입된 기종이었다. 하늘을 가른 71대 중엔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가 있었다. 지난해 말 시리아 공습에 나선 기종이다. 또 첨단 4.5세대 전투기 수호이(Su)-35S와 헬기인 Mi-28 하보크, Ka-52 블랙샤크도 포함됐다. 이들 역시 시리아 전쟁에 투입됐다.
2차 대전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푸틴, 시리아 반군 지원 미국 겨냥
“악 양성하는 이중 잣대 용납 못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시리아 전쟁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의 군인들과 장교들은 (나치와의) ‘위대한 애국 전쟁’ 영웅의 값진 후계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참전용사들로선 손주들이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테러리즘이라는) 악(惡)을 이겨내야 하며 러시아는 블록으로 나뉘지 않는 현대적 국제 안보시스템을 창설하는 데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판한 것이다.
승전기념일 행사는 러시아 전역에서 열렸다. 2차 대전 참전 용사들의 유족들이 선조들의 사진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이는 ‘불멸의 부대’ 행사도 열렸다. 푸틴도 이날 붉은 광장에서 2차 대전에 참전했다 다친 부친의 사진을 들고 걸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