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주문 여과없이 집행하진 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2016.05.10 02:06

수정 2016.05.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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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총회에 참석해 김병준 국민대 교수와 이야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새누리에 바란다’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김 교수는 여야를 향해 “권력 잡는 것만 생각하는 정치”라고 말하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사진 강정현 기자]


“오늘 모아지는 총의가 저의 유일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고 유일한 오더(주문)가 될 것입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총선 당선자 총회에 참석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특정 계파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청와대와 긴밀하게 협의하지만 주문을 여과 없이 집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당선되면서 불거진 일각의 의심을 일축하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당선 후 수평적 당·청 관계와 당·청 간의 원활한 소통을 강조했다.

정진석, 새누리 당선자 총회서 밝혀
비대위 내주 구성, 7월에 전당대회
“원구성 협상 전 탈당파 복당 없어”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 후 공백 상태인 당 지도부를 대신할 비상대책위원회를 다음주 중 구성하기로 했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7월 중 열기로 했다.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총회 뒤 브리핑에서 “(다음주 중) 비대위를 구성해 전당대회에 가기 위한 절차들을 밟고, 새 지도부가 7월 중 정해지면 비대위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원내지도부가 사실상 ‘관리형’ 비대위를 만들어 7월 전당대회 때까지 ‘두 달 시한부’로 가동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비대위 인선 문제에 대해선 “비대위원장을 외부인사로 할지 등은 11일 오전 9시 당 중진들과 정 원내대표가 만나 의견을 구하면서 결정할 것”이라 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10일 초선 당선자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새누리 당선자 전원(122명)에게 비대위원장 추천을 받기로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 주류인 친박계가 주장해 온 ‘관리형 비대위’와 ‘조기 전당대회’ 주장에 이날 비박계 의원들이 일부 동조하면서 의견이 모아졌다”며 “하지만 토론회에 새누리당 당선자 122명 중 83명만 참석하는 등 열띤 토론을 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당선자 총회 후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 비대위원장은 외부에서 영입하나.

“그렇다. 오늘 회의에선 ‘혁신’ 비대위원장 말씀을 제일 많이 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준비를 위해 실무를 맡는 비대위의 성격까지 구체적으로 결론을 낸 것은 아직 없다. ”

- 비대위 구성은 언제까지 하나.

“서둘러서 해보겠다. 내가 일주일 말미를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의 포인트는 인물 아니냐. 그런데 전지전능한 인물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전권을 부여해 무슨 총선을 치르는 공천권을 행사하는 이런 위치도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현실적인 어려움이 좀 있다”고 토로했다.

- 탈당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는.

“그 문제는 내가 결론을 냈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20대 국회 첫 원 구성 협상 전에 복당은 없다.”

이날 토론회에선 비대위 구성과는 별도로 당내 혁신 특위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왔다고 김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차기 전당대회 때 당헌·당규를 개정해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장우 의원은 “당 대표의 힘이 강해지는 단일지도체제로 가든지(이철우), 아니면 최고위원 수를 줄여 최고위원의 권한이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김세연)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민경욱

◆공동 원내대변인에 민경욱=정 원내대표는 이날 민경욱 당선인을 공동 원내대변인으로 선임하고, 오신환 의원과 강석진·권석창·김성원·성일종·이만희·이양수·정태옥·최연혜 당선인을 각각 원내부대표에 임명했다. 공석인 사무총장은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권한 대행을 맡는다.


글=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