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활동이 많지 않은 부인 멜라니아 대신 맏딸 이반카가 유세 전면에 나서 왔다. 모델 출신에 아버지처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한 이반카는 기업 경영에 이어 대선 레이스에서도 아버지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반카의 남편 제러드 쿠시너(35)는 ‘숨은 실세’로 통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쿠시너에게 “정권인수위원회 구성안을 만들되, 조용하게 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정권인수위 구성안 작성 맡아
겸손·과묵…장인과 정반대 면모
하버드 로스쿨 재학생이던 쿠시너는 아버지가 구속되던 해 주간지 뉴욕 옵서버를 인수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7년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가장 비싼 18억 달러짜리 건물을 구입하며 단숨에 뉴욕의 ‘거물’이 됐다. 당시 CNBC 인터뷰에서 앵커가 “20대 청년이 벌써 ‘거물(mogul)’이 됐다”고 말하자, “거물이란 말을 참 쉽게 쓰는군요”라고 받아쳐 화제가 됐다.
2009년엔 트럼프의 사위가 되면서 전국적 유명세를 탔다. 그를 만나본 사람들은 “그가 겸손하고 예의 바르고 과묵한 신사(gentleman)”라고 평한다. 독설을 퍼붓고 지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막말을 서슴지 않는 장인과는 정반대의 면모를 지녔다는 것이다. 역사가 깊진 않지만 부유층 독자가 많은 뉴욕 옵서버는 쿠시너가 인수한 뒤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트럼프의 대변자’로 변신했다. 미국 언론들은 쿠시너가 장인의 대권 도전을 도운 뒤,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