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ESPN은 지난 7일 232일 만의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29)의 활약을 이렇게 표현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수비를 하다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코글란(31·현 오클랜드)에게 태클을 당해 왼 무릎 부상을 당했다. 코글란의 오른 무릎이 강정호의 왼 다리를 그대로 강타하면서 다리가 완전히 뒤로 꺾였다. 왼쪽 경골과 외측 반월상 연골이 손상된 강정호는 다음날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피츠버그는 6~8개월의 재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126경기에서 타율 0.287, 15홈런·58타점을 기록 중이던 강정호는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 했다.
메이저리그 복귀전서 연타석 홈런
수비→배팅→주루 지루한 스케줄
비시즌에도 귀국 않고 묵묵히 소화
구단도 몸 완전해질 때까지 기다려
지난 1월에는 보조기구 없이 조깅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했다. 2월 말 팀의 스프링캠프에선 본격적으로 배트를 잡았고, 글러브도 꼈다. 현지에선 개막전 합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정작 피츠버그 구단과 강정호는 느긋했다. 수비→배팅→주루로 이어지는 재활 스케줄을 묵묵히 지켰다. 개막 후에는 20일 동안 마이너리그(트리플A) 경기에 나서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피츠버그는 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3연전을 앞두고 그를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렸다.
강정호는 7일 첫 타석부터 초구를 때렸다. 강정호는 “복귀 타석에서 무조건 초구를 노리겠다”고 공언했고,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2회 무사 1·2루와 4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잇따라 초구를 건드려 병살타와 2루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의 시속 155㎞ 직구에 거듭 배트를 내봤지만 공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강정호는 6회 2사 2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도 역시 초구를 때렸다. 상대 타일러 라이언스(28)의 시속 145㎞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다음 타석에선 케빈 시그리스트(27)의 151㎞짜리 강속구를 쳐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을 만들었다.
강정호는 8일 경기에도 선발로 나서 1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35)를 상대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 강정호를 3루수로 고정해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