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가 돼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백 가지인들 현실은 현실이다. 아무리 미 지식인 사회에서 그를 내치려 해도 빈곤과 실업에 절망한 백인 중하류층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트럼프 돌풍은 쉽게 막을 수 없다. 베토벤과 괴테를 낳은 독일도 민주적 선거를 통해 히틀러라는 미치광이를 지도자로 뽑지 않았는가.
트럼프 현상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면 우리로서는 그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에 대비하는 게 옳다. 트럼프 당선 시 우려되는 이슈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그는 한국과 일본 등이 미국 안보에 무임승차하고 있어 이를 뜯어고치겠다고 호언해 왔다. 따라서 그가 당선되면 주한미군은 철수하고 한·미 동맹과 미국의 핵우산 등을 근간으로 한 안보전략이 통째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대안이 무엇인지 서둘러 구체적으로 생각해 두는 게 옳다. 둘째로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매기는 등 극단적 보호주의 정책을 펴겠다고 벼른다.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의 주장이 현실화하면 전 세계에 무역전쟁이 일어날 건 불 보듯 뻔하다. 마지막으로 트럼프의 외교 참모들은 국제 무대에서는 물론 워싱턴 내에서도 생소한 인물들이다. 나라 간 관계에서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맥 관리가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트럼프 당선 시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미리 중지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