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의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외국계 운용사 1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2014년보다 4억원 줄었다. 프랭클린템플턴(-18억원), 피델리티(-18억원), 파인브릿지(-14억원), JP모건(-6억원) 등이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 성장도 정체되고 있다. 지난 2012년말 5조 2531억원이던 슈로더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21일 2조 1836억원으로 줄었다. 피델리티운용도 같은 기간 2조 2775억원에서 1조 5777억원으로 감소했다. 블랙록·AB운용 등의 설정액도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수익률도 좋지 않다. 일부 고배당주 펀드를 빼면 지난해 플러스 수익률을 낸 펀드가 별로 없다. 국내 운용사의 해외 펀드 경쟁력이 높아지며 외국계 운용사의 강점도 줄었다.
외국계 운용사는 한국 지사에 소수의 마케팅·관리 인력만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계 A운용사 임원은 “국내에 활동 중인 외국계 운용사의 숫자는 많지만 한국은 세계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큰 시장이 아니다” 라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면서 실적이 안 나오는 한국시장에 대한 구조조정의 유혹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JP모건·피델리티·템플턴 등실적 부진 영향 감원 몸살소규모 펀드 규제도 발목
외국계 B운용사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는 해외주식형 펀드가 많아 소규모 펀드를 줄이기 위해 각 지역별 펀드를 합병하기가 어렵고, 해지를 위해 투자자 동의를 받기도 쉽지 않다” 며 “소규모 펀드를 줄이자는 당국 취지엔 동의하지만 각 회사와 펀드별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적인 비율을 강요하는 건 지나치다”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