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급’ 반가사유상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삼국시대 6세기 후반기에 제작된 한국의 ‘금동반가사유상’(국보 78호)과 7세기 후반 아스카(飛鳥) 시대에 조성된 일본의 주구지(中宮寺) ‘목조반가사유상’(일본 국보)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기획된 특별전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을 다음달 24일부터 6월 12일까지 연다. 두 작품은 6월 21일부터 7월 10일까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도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 내달 24일부터엷은 미소 띤 한국, 상투 튼 일본양국 불교미술의 독창성 보여줘6월에는 일본 도쿄서도 교차전시
한국의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무한한 평정심과 숭고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수작이다. 입가에 띤 엷은 미소, 지그시 감은 두 눈이 관객의 마음을 빨아들인다. 화려한 장신구와 몸을 덮은 천의(天衣) 자락을 일정한 두께의 금동으로 주조한 점이 특징이다. 국보 중 국보로 꼽힌다.
일본 나라현(奈良縣) 주구지 불상은 녹나무로 된 11개 목조 부재를 조합해 만들었다. 이번에 처음 외국 나들이를 한다. 두 개의 상투를 튼 듯한 머리 모양이 눈에 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 대좌(臺座) 위로 겹겹이 흘러내린 치맛자락 등에서 고대 한일 양국의 미술교류를 엿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민병찬 학예연구실장은 “올해 초 도쿄국립박물관 측에서 교차 전시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며 “양국 미술의 독창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