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7일 새누리당 내에서 성명전이 시작됐다. 김세연·이학재·황영철(이상 3선), 오신환·주광덕 의원 등 5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는 당의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며 “원유철 원내대표 대신 새 원내대표를 최단기간 내에 선출해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관리형이 아닌, 당을 환골탈태시킬 혁신형 비대위가 돼야 한다”며 “혁신 비대위는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난맥상 등 본질적인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5인은 ‘탈당 무소속 7인’에 대한 복당 결정도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소속을 복당시킨다고 여소야대를 극복할 수 없다”며 “1당을 만들어도 여소야대는 여소야대다. 여소야대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국회 운영 방안을 찾는 일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회견에는 성명서 작성자 중 주 의원을 뺀 4명이 참석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비박계가 중심이 된 성명에 친박인 이학재·주광덕 의원이 행동을 같이했다는 건 주목할 점”이라며 “친박의 분화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선 "정풍운동 시작되나"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도부를 했던 사람이 다시 비대위를 맡는 건 혁신의 의지가 없다고 비춰질 수 있다. 권력은 분점돼야 한다”며 친박계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당내에선 비박계발 ‘정풍 운동’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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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 비대위원장은 “ 지도부를 공백 상태로 둘 순 없다. 책임을 맡았으니 최선을 다해야 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며 “개혁적이고 참신한 분들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주 내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4·13 총선 후 처음으로 1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정면돌파 발언을 하느냐 국정 기조를 변화시키겠다고 하느냐에 따라 여권에 한바탕 지진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