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모하비는 애초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모델이었다. 2008년 첫 선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보레고’라는 이름으로 팔았다. 가솔린 3.8 모델이었다. 보레고라는 이름 역시 LA에서 남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샌디에이고 카운티 안자 보레고라는 사막 지역에서 유래했다. 두 가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기아차는 모하비(보레고)를 미국에서 통할 정통 SUV로 키우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고유가 영향으로 미국에서 대형 SUV 시장이 신통치 않았던데다 크로스오버의 열풍까지 불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과 시장에서 대형 프레임 구조의 정통 SUV를 내놨으니 운때가 맞지 않았다. 결국 2011년에 수출을 중단했다.투박하지만 묵직하게 달리는 상남자의 차
유로6 기준 만족하는 국내 유일 V6 디젤 엔진 탑재
겉모습처럼 묵직한 달리기 성능은 일품이다. 정통 오프로드 SUV로 2.3t의 큰 덩치에도 힘차고 매끄럽게 달린다. 3.0 V6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의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경쟁 모델인 수입 SUV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후륜 중심의 8단 자동변속기 또한 매끄러운 주행을 돕는다. 특히 실용 주행 영역에서 반응이 민첩하고 동력 전달이 확실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1500rpm 영역의 저중속 토크를 기존 46kgf·m에서 57.1kgf·m로 24.1% 높여 도심 주행이 편하도록 했다. 80km/h에서 120km/h까지 가속 시간도 기존 26.4초에서 20.8초로 단축됐다. 가속페달을 슬슬 밟기 시작해도 큰 덩치가 부드럽고 편하게 나간다. 차체가 좀 기울기도 하지만 고속 코너링을 무난히 해내고, 코너도 잘 돌아나간다.
더 뉴 모하비에는 후측방 경보시스템이나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전방추돌 경보시스템 등을 장착했다. 주차 때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제공하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AVM)’, 운전자가 동승석 시트 위치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스마트폰 연동을 통한 원격시동 및 공조제어 등을 가능하게 하는 ‘유보(UVO) 2.0’ 등은 강화한 편의사양이다.
다만,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 스톱·스타트 등의 사양은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차인 수입 대형 SUV의 가격이 1억원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4025만~4680만원의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이다. 수입 SUV가 쏟아지는 가운데 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가 단단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 비포장도로에서도 말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살만한 이유가 될 듯하다.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