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업종은 자동차·철강·전기전자 등이다. 석유·의료정밀화학·반도체·기계류·플라스틱고무 등도 일본과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국내 대표 철강 기업인 포스코는 지난 1월 15만원대이던 주가가 지난 12일 23만8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1월은 엔화가 110엔대로 들어가면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던 무렵이다.
현대차도 2월 3일 12만6500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23일 15만95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12일 종가도 14만8500원으로 엔화 강세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달러당 107엔대까지 치솟아현대차·포스코·롯데쇼핑 등일본과 경쟁 업종 수혜주로동반 강세 금·국채도 주목
금과 국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금과 국채는 엔화와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국제 금값은 온스당 1259.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월 14일 국제금값은 1073.7달러였다. 3개월만에 17%가 올랐다. 지난 연말에만 해도 2%를 넘던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7일 1.688%까지 하락했다. 한국 국고채10년물 금리도 올 1월 2%가 깨진 뒤 계속 하락해 현재 1.7%대에 머물고 있다. 채권금리가 하락했다는 건 그만큼 채권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당분간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화는 추세적으로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했다”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외환시장 개입 자제’를 천명했기 때문에 일본 당국이 섣불리 개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엔화 강세라는 한 요인 만으로 투자 대상을 선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한국 수출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었듯이 엔화 강세가 한국 수출회복의 시발점은 아닐 것”이라며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신호가 포착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히 엔화 강세만 보고 들뜰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