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11조원, 국세 작년보다 더 걷혔다

중앙일보

입력 2016.04.13 00:52

수정 2016.04.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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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국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조원 더 걷혔다. 근로자의 봉급에서 떼는 소득세와 물건을 살 때 붙는 부가가치세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1~2월 정부의 세금 수입(세수)은 4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31조7000억원이 걷혔다. 세목별로는 부가세와 소득세가 많이 걷혔다. 정부의 부가세 수입은 지난해 1~2월 8조8000억원에서 올해 1~2월 13조6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세 수입도 11조1000억원에서 13조9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 늘었다.
 

올 들어 법인세도 지난해보다 9000억원 더 들어왔다. 교통세와 관세 수입은 5000억원과 4000억원 증가했다. 세수 곳간이 차오르는 속도도 빨라졌다. 기재부가 예상한 올 한 해 세수 목표는 222조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19.1%(진도율)가 두 달 사이 들어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세수 진도율 14.7%에 비해 4.4%포인트 높다.

부가세 크게 늘고 소득·법인세 증가
수출 줄어 환급 감소한 것도 영향

경기 상황이 신통치 않은데도 세수가 증가하는 것엔 여러 가지 이유가 얽혀 있다. 김병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개별소비세 인하와 코리아그랜드세일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며 “지난 연말 소비 증가가 올 1~2월 부가세 수입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부가세는 보통 물품·서비스 거래를 한 지 1~2개월 후에 세수로 잡힌다.

부가세 수입이 늘어난 데는 수출 감소도 한몫했다. 보통 수출용 제품에 들어가는 원자재를 구입할 때 부가세를 부담했다면 수출 후엔 이를 되돌려받을 수 있다. 수출이 감소하면서 수출 기업에 돌려주는 부가세 환급금이 줄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또 현대자동차의 성과급이 지난해 연말이 아닌 올 초 지급되면서 1월 근로소득세 징수액도 증가했다.

국세 수입이 늘어났지만 나랏빚은 더 쌓였다.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뺀 관리재정 수지를 기준으로 올 1~2월 5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 장정진 기재부 재정건전성관리과장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올 1분기(1~3월) 재정 조기 집행 규모도 계획 대비 14조3000억원이나 많았다”고 적자가 난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 인해 중앙정부 채무는 2월 말 기준 57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조원 늘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