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문 전 대표는 발표문에서 “(광주에 가선) ‘안 된다’는 당을 설득해 이제야 왔다. 그간의 부족함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분이 풀릴 때까지 제 얼굴 맞대고 호되게 꾸짖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밑거름 삼았던 제가 한 번도 승리의 기쁨을 돌려 드리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참여정부 때 대북송금 특검도 있었고 열린우리당의 분당도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을 정치적 고향이라고 할 만큼 호남을 사랑했어도 호남 사람처럼 호남의 정서를 알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이 지역 반(反)문재인 정서의 뿌리인 ‘호남 홀대론’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결단코 호남 홀대는 없었다”며 “그것만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 홀대’ ‘호남 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두어 달라. 그 말만큼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이라고 강조했다.
김홍걸과 5·18 묘지 참배“한 번도 승리 못 안겨드려 죄송호남 홀대했다는 말 인정 못해총선 뒤에도 당권 관여 안 할 것”호남 지지의 기준은 언급 안 해
문 전 대표는 “호남과 호남 바깥 민주화운동 세력의 결합이 김대중 정부를 탄생시켰고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켰다”며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만이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곤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을 이간하여 호남을 다시 고립화시키려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 달라. 호남인에게 지역 정당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면서까지 그들만의 영달을 좇는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시민 여러분이 더민주 호남 후보들에게 힘을 달라”고 국민의당을 겨냥했다. 마지막으론 “저는 앞으로 당권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정권교체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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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는 광주에서의 첫 일정으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아들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참배했다. 문 전 대표는 방명록에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습니다”고 적고는 희생영령 앞에 무릎을 꿇어 묵념했다.
그의 광주 방문은 지난해 11월 18일 조선대 역사 교과서 국정화 특강 이후 142일 만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1박을 했다. 9일에는 전북 정읍과 익산을 찾는다.
광주=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