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의욕에 불을 지른 것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멘션이다. 우주 여행 대중화에 나선 지구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CEO가 비록 사이버 상이지만 참 성실히도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가 답변하는 걸 따라가다 보니, 모든 의문이 대체로 해소되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마저 드는 것 아닌가. 가령 이런 식이다. ‘일론 머스크, 모델3 트렁크는 크게 만들어 주세요’ ‘네, 그럴 것입니다’ . 8000만원대 테슬라의 전작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3만5000 달러·약 4050만원)에 상당한 정부 보조금(1200만~1500만원)이 주어질 수도 있다는 정보, 환경에 부담이 되지 않는 차를 굴리는 개념 소비자가 될 절호의 기회. “어머낫, 이건 사야해!”
머스크의 프레젠테이션에 매료된 구매자가 한국에도 제법 되는 모양이다. 주요 포털엔 ‘테슬라3’ 예비 구매자 모임이 며칠 새 여럿 등장했다. 얼리 어답터들이 앞다투어 주문을 알렸고, 네티즌들은 예약 인증과 주문 방법을 소개하느라 바빴다.
문제는 모델3가 아무리 혁신적이라고 한들, 몇 년 뒤 한국 에서 전기차 충전은 여전히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테슬라 모델3에 국산 전기차와 동일한 전기차 보조금을 줄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 만들어졌다고만 알려진 테슬라 한국법인은 미동도 없다. 전기차 충전 계획이 있기는 한지, 협의 단계인지, 한국 소비자에 차량이 인도되기까지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창구가 없다.
게다가 현재는 아무도 모델3의 도전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자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예약 주문이 27만 대까지 들어왔다는데, 생산을 어디서 하는 지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전문지들이 ‘당신이 모델3를 사야할 이유 5’, ‘모델3가 테슬라를 위험에 빠지게 할 이유 5’과 같은 엇갈린 전망을 번갈아가며 올리고 있는 이유다. 일단 그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당분간은 나 역시 차를 사겠다는 생각을 접고 지하철을 탈 수 밖에 없게 됐다.
전영선 경제부문 기자 az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