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유명 인사의 두개골을 분석하면 그들이 어떻게 천재적인 재능을 갖게 됐는지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외신들은 "천재적인 작품을 여럿 남긴 셰익스피어가 그 대상이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는데요. 아이러니한 점은 셰익스피어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있었다는 겁니다.
"벗이여, 바라건대 여기 묻힌 것을 파헤치지 마라. 이 묘석을 아끼는 자에게는 축복이, 내 뼈를 움직이는 자에게는 저주가 있으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셰익스피어처럼 사후에 신체 일부가 사람들에게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었던 위인·천재들을 소개했습니다.
타임은 "그의 뼈에서 치유의 물질이 나왔다고 믿었기 때문에 뼈를 도난 당한 것이다"고 소개했습니다.
성 니콜라스는 그리스정교회의 대주교로 활동했으며 생전에 선행을 많이 베풀어 수호성인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행한 가장 유명한 선행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이웃집 세 자매를 도운 이야기입니다.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밤중에 지붕으로 기어올라가 금 주머니를 굴뚝으로 떨어뜨렸는데 금 주머니가 벽난로에 걸어놓은 양말 속에 들어갔다는 얘기입니다. 그 때 이후로 산타클로스의 풍습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00여년이 흐른 2009년이 되어서야 이탈리아 피렌체의 과학사박물관이 그의 사라진 손가락 2개와 치아 1개를 찾아냈습니다. 한 개인 수집가가 경매물품 중에서 그의 유골을 담은 상자를 찾아내 과학사박물관 측에 문의했고 갈릴레오의 신체 일부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
이들은 하이든과 친분이 있기도 했거니와 두개골을 연구하는 골상학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두개골을 연구하면 천재성의 근원을 파헤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그의 두개골은 음악을 관장하는 영역이 일반인에 비해 많이 융기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나치의 오스트리아 합병, 2차 세계대전 등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하이든의 두개골은 쉽사리 반환되지 못했는데요. 결국 1954년, 하이든이 세상을 떠난 지 145년만에 하이든의 머리는 제자리를 찾아 돌아올 수 있었고 박물관에 그의 유해가 담긴 관이 보존돼 있습니다.
토머스 하비는 '늑골 사과주(Costa Cider)'라고 이름 붙인 병에 아인슈타인의 뇌 조각을 담아 보관했습니다. 스티븐 레비라는 기자가 아인슈타인의 뇌에 얽힌 사연을 1978년 한 잡지에 기고하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수십 년간 기대를 모았지만,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천재로 간주된 아인슈타인의 뇌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없는 '특별한 조직'이 발견된 건 아니라는 주장이 최근 제기됐습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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