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광장에선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카메라 세례의 주인공은 유명 연예인이 아닌 거리에 나온 ‘패션 피플’. 서울패션위크를 찾은 모델 지망생을 비롯해 패션 전공 학생과 패션 블로거 등이 최신 유행하는 의상을 입고 유명 모델 못지않은 포즈를 취했다. 패션쇼 런웨이에 선 모델 의상만큼이나 DDP를 찾은 패션 피플의 감각 있는 옷차림이 주목을 받았다. 올봄 뜨는 패션과 연출법을 ‘스트리트 패션’ 속에서 만나봤다.
밑단 해어진 청바지로 발랄하게 > 데님 패션
女 매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데님이 올봄엔 한결 화사하고 다양해졌다. 몸에 착 달라붙는 스키니 진 대신 복고풍을 타고 밑단이 넓어진 나팔청바지가 돌아왔다. 여기에 밑단 올 풀림과 패치워크(작은 천 조각을 꿰매 붙이는 것) 장식, 디스트로이드 진(찢어진 청바지), 페인트가 묻은 듯한 느낌의 페인팅 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색상은 한층 밝은 느낌의 청색 계열이 늘었다. 특히 밑단의 올이 풀어져 해어진 청바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올 풀림 청바지를 입을 때 통이 넓거나 허벅지 선부터 발목까지 일자로 떨어지는 디자인의 청바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신체 선이 드러나는 스키니 진에 밑단까지 장식이 있으면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어서다.
상·하의를 모두 데님으로 맞춰 입는 패션인 ‘청청 패션’을 연출할 수도 있다. 진한 청색의 데님 원피스 위엔 이보다 연한 청색의 셔츠를 입으면 멋스럽다. 이때 신발은 단화·하이힐 등 종
류에 따라 여성스럽거나 캐주얼한 느낌 등 여러 가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윤인영 스타일리스트는 “상·하의를 데님으로 입는 청청패션이 부담스럽다면 회색이나 흰색 슬립온을 신어 균형감을 살리면 좋다”고 조언했다.
요즘 길거리 패셔니스타
상의는 신체 사이즈보다 한 치수 큰 티셔츠나 재킷을 입으면 상·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길이가 짧은 바지가 부담스럽다면 청바지 밑단을 접어 경쾌한 ‘롤업’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단정하게 보이고 싶다면 흰 면바지에 청재킷이나 청남방을 입으면 좋다. 데님을 입을 때 타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묵직한 데님 소재에 타이가 더해지면 답답한 느낌을 준다. 점잖은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타이보다는 벨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수 장식한 점퍼로 화려하게 > 스카잔
이때는 스카잔의 전체적인 색감에 맞춰 상의를 입는 것이 좋다. 검은색 원단에 자수가 새겨진 스카잔이라면 같은 검은색 티셔츠를 입을 수 있다. 광택이 있거나 실크 소재의 셔츠도 피해야 한다. 하의는 밑단이 허벅지 위로 올라간 짧은 반바지나 짧은 주름 치마를 입어 발랄하게 연출할 수 있다. 세련된 이미지를 내고 싶다면 하이힐을 신고 청바지 허리선이 배꼽 위 까지 덮는 하이웨스트 청바지를 입어 보자. 몸에 딱 맞는 사이즈보다 한 치수 큰 사이즈를 골라 넉넉하게 입는 것이 좋다.
男 스카잔은 상체가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점퍼 중 하나다. 어깨선이 어깨에서 시작하지 않고 옷깃에서 시작해 겨드랑이 사선 방향으로 된 ‘래글런(Reglan)’ 디자인이어서 큰 어깨와 상체를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남성도 스카잔 안에 입는 상의는 회색, 검은색, 흰색과 같은 무채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회색 라운드 티셔츠 위에 회색 스카잔을 입고 연한 색상의 청바지를 롤업해 입으면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스카잔의 옷깃과 소매 부분은 색감이 다른 단단한 직물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포인트가 된다. 이 때문에 옷깃을 가리는 모자 달린 후드 티셔츠는 피하는 게 좋다. 사이즈는 여성과 달리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딱 맞는 것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하의는 복고풍의 청바지나 안에 입는 티셔츠 색과 같은 색의 면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女 독특한 디자인의 선글라스는 패션 피플이라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필수품. 이번 서울패션위크를 찾은 패션 피플들은 선글라스를 활용한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렌즈 컬러부터 모양, 테까지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지난해까지 두꺼운 테에 거울처럼 비치는 ‘미러 선글라스’가 유행했다면 올해는 렌즈의 색상이 짙지 않아 눈이 살짝 비치는 ‘틴트렌즈 선글라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렌즈의 연한 색감에 눈이 비치면서 마치 눈화장을 한 듯한 느낌을 준다. 화사한 흰색 원피스나 재킷에 핑크나 오렌지 컬러 틴트렌즈 선글라스를 끼면 밝고 명랑한 이미지를 낼 수 있다. 선글라스는 렌즈 컬러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 취향에 맞게 렌즈 컬러를 선택하면 패션 소품으로 제격이다.
모자로도 패션 포인트를 줄 수 있다. 패션 피플의 단골 아이템이었던 창이 평평한 ‘스냅
말끔한 정장 차림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줘도 좋다. 목에 살짝 묶어 연출하는 손수건 크기만 한 스카프는 여성에게만 어울리는 패션 소품이 아니다. 남성들도 작은 스카프를 활용하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낼 수 있다. 어두운 색상의 정장을 입었을 경우 주황·노란색과 같은 화사한 색의 스카프를 목에 두르길 추천한다. 길이가 긴 스카프는 어깨를 살짝 감싸도록 자연스
럽게 묶어 주면 된다. 모양과 패턴이 화려한 것보다 단색 스카프가 남성에게 잘 어울린다.
● 상·하의 모두 같은 색 데님은 피해야
● 데님 룩엔 운동화나 하이힐 신으면 멋스러워
● 스카잔 안에 입는 상의는 점퍼와 같은 색으로
● 여성은 품이 넉넉한 스카잔을, 남성은 딱 맞게
● 광택 있는 스카잔에 화려한 액세서리는 금물
● 말끔한 정장 차림엔 선글라스나 모자로 포인트
● 볼캡·뉴스보이캡은 머리에 살짝 눌러 써야
● 선글라스는 렌즈 컬러에 따라 분위기 달라져
● 둥근 얼굴형은 각진 모양의 선글라스 선택
글=한진·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고려대 사회학과 마이클 허트 교수, 디초콜릿앤드, 비비엠, 반하트 디 알바자, 페이유에, KYE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