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 선대위 출범…식구들만 있다·‘빅카드’가 없다·과학자만 뛴다

중앙일보

입력 2016.03.2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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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권역별 선대위장 부활 … 4선 이상 중진 앞세워 물량공세
 
새누리당 4·13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당 지도부의 재배치에 가깝다. 최고위원회 멤버인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이인제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예전엔 있었으나 18~19대 총선 땐 없앴던 권역별 선대위원장 체제를 부활했다. 나머지 최고위원과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에게 맡기면서 ‘물량공세’를 폈다. 대구·경북 위원장 자리만 친박근혜계 핵심인 3선 최경환 의원이 맡았다.

야권 중진 의원 출신인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을 공동선대위원장단에 영입해 선거전에서의 ‘외부 수혈’ 전통은 이어갔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선대위 요직인 경제정책본부장에 임명됐다. 야당의 경제실정 공세에 대한 대응카드다.

선거 실무를 책임지는 총괄본부장에는 황진하 현 사무총장과 이군현 전 사무총장이 ‘더블 캐스팅’됐다. 이 전 총장은 지역구(통영-고성)에 다른 후보가 없어 이미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상태다. 홍보 분야는 조동원 홍보본부장이 지휘한다.


새누리당 선대위에는 낙천자도 많이 기용했다. ▶공동경제정책본부장 강석훈(서울 서초을) 의원 ▶종합상황실장 이운룡(비례대표·고양병 신청) 의원 ▶공동 대변인 안형환(서울 송파갑 신청) 전 의원 등이 공천 탈락자들이다. 공동 대변인에는 2012년 총선·대선 때 대변인을 지낸 이상일(용인정) 의원이 다시 구원 등판했다.

당내 인사들 위주로 선대위가 구성되면서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손학규 영입 실패 … 친노 운동권 뺀 자리엔 김종인 인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는 28일 더민주 총선 공약에 포함된 국회의 세종시 이전 문제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했다. 김 대표가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대표 왼쪽과 오른쪽은 각각 김진표·진영 선대위 부위원장. [사진 강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김종인 단독체제다. 3당 중 ‘원톱’ 체제는 유일하다. 대신 김 대표는 선대위에 11명의 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은 28일 “이번 총선을 ‘경제선거’로 규정한 만큼 김 대표와 정책전문가를 내세워 경제 문제를 이슈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엔 당 주류였던 친노·운동권 인사들 대신 김종인 인맥이 자리를 잡았다. 김 대표가 영입한 진영(전 보건복지부 장관) 의원, 김종대(당 대표 보건특보)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이 부위원장단에 들어간 게 대표적이다.

부위원장 11명 중 8명은 권역별 선대위원장도 겸한다. 국민의당과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광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이 맡는다. 서울은 진 의원과 전병헌 의원, 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 등이 담당한다. 경기도는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다. 나머지 지역은 ▶대구=김종대 전 이사장 ▶전남=조일근 전 남도일보 편집국장 ▶전북=송현섭 실버위원장 등으로 진용을 짰다. 장애인 대표로 최동익 의원, 노동계 대표로 이석행 노동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소상공인 대표로 전순옥 의원도 부위원장단에 발탁됐다. 다만 김 대표가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 영입에 실패하면서 선대위 무게를 한 단계 높이는 데는 실패했다.

선대위에서 빠진 문재인 전 대표는 ‘백의종군’ 형태로 지원 유세에 나선다. 문 전 대표 측근은 “수도권과 부산-강원 같은 험지에 주력할 것”이라며 “호남 유세는 현재로선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선대위장 6명 중 4명 … 안철수 선거 고전, 지원 힘들어
 

국민의당이 28일 오세정 서울대 교수와 신용현 표준과학연구원장을 공동 선대위원장에 임명하면서 기존 안철수·천정배·김영환·이상돈 4인 체제에서 6인 체제로 선대위를 재정비했다. 김영환·오세정·안철수 위원장(왼쪽부터)이 이날 선대위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조문규 기자]

 
국민의당은 28일 비례대표 후보 1, 2번인 신용현 표준과학연구원장과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추가로 임명했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김영환 의원,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등 6인 선대위원장 체제다.

김경록 선대위 대변인은 “안 대표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지냈고, 김영환 의원은 과학기술부 장관 출신”이라며 “신 원장과 오 교수까지 4명이 과학자인 과학자 사령탑”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담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과학자를 비례대표 1, 2번에 추천한 건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도 “창의적 기술 개발과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나라를 만드는 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현·오세정 두 사람은 당 ‘국민편 일당백’ 유세단에서 각각 미래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 창출 분야 유세도 맡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가 수도권 유세를 맡고 천 대표와 정동영 전 의원이 호남 유세를 분담하는 내용의 권역별 선대위 체제도 함께 짰다.

하지만 안 대표 스스로 지역구(서울 노원병) 선거가 걸려 있어 운신이 자유롭지 못한 게 논란거리다. 실제 안 대표는 지난 26일부터 서울 노원병 선거에 집중해왔다. 그러자 28일 김영환·문병호 의원은 “안 대표는 노원구를 버리고 수도권 선거에 매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안 대표는 회의 후 “오는 30일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후보 전진대회를 시작으로 수도권 전역을 돌며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글=남궁욱·위문희·박가영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사진=강정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