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벨트’에서 친박근혜계 후보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6개 지역의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서울 서초을에선 친박계 ‘브레인’으로 불리는 강석훈 의원이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에게 패했다. 전날 조윤선(서초갑)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어 잇따라 친박계 후보가 탈락하면서 강남벨트(8개 지역구)는 이혜훈(서초갑)·이종구(강남갑)·이은재(강남병) 전 의원과 김을동(송파병)·김종훈(강남을) 의원 등 비박계가 사실상 점령했다.
중-성동을 지상욱, 친박 김행 눌러
MB계 이상휘, 동작갑 공천 확정
부산선 친박 유기준·윤상직 승리
실제 서울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인 지상욱(중-성동을) 전 중구 당협위원장이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이명박(MB) 정부 출신들도 이날 선전했다. 서울 동작갑에선 이상휘 위덕대 부총장이 김숙향 예비후보를 누르고 공천을 확정했다. 이 부총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MB 정부에서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춘추관장·홍보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다.
반면 지방에선 양상이 다소 달랐다. 부산에선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3선의 친박계 유기준(부산 서-동) 의원과 ‘진박’으로 통하는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부산 기장)이 경선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신인들 중에선 최교일(영주-문경-예천)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현역 의원 2명을 누르고 이변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전 지검장은 선거구 조정으로 이한성(문경-예천)·장윤석(영주) 의원 등 2명의 현역 의원과 붙었지만 결선투표까지 가면서 차례로 물리쳤다. 정태옥(대구 북갑)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전 밀양시장,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 전 거창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 출신들도 경선에서 승리해 강세를 보였다.
이날 경선에선 강석훈·이한성 의원 외에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신의진(비례·서울 양천갑)·민병주(비례·대전 유성갑) 의원 등 현역 의원 5명이 탈락했다.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은 37.5%(재적 157명 중 59명)로 올라갔다. 새누리당은 253개 지역구 가운데 245곳(96.8%)의 공천을 완료했다.
글=박유미·김경희 기자 yumip@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