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코치님 봐주세요” 눈물 흘린 봅슬레이 듀오

중앙일보

입력 2016.03.17 00:35

수정 2016.03.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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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우(左), 원윤종(右)

 

맬컴 로이드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두 청년이 눈물을 흘렸다. 봅슬레이 남자 2인승 세계 1위 원윤종(31·강원도청)과 서영우(25·경기도연맹)다. 이들은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은사 맬컴 로이드(영국) 대표팀 코치를 기리면서 2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다짐했다.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원윤종·서영우는 우수지도자상을 받은 로이드 코치를 대신해 이용(38) 봅슬레이대표팀 총감독과 함께 수상자로 나섰다. 로이드 코치는 2014년부터 주행 기술·코스 공략법 등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달해 한국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었다. 그러나 암 투병 사실을 숨겨오다 지난 1월 4일, 갑자기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원윤종·서영우는 ‘남은 월드컵에서 모두 메달을 가져오라’는 로이드 코치의 유언을 듣고 경기 때 마다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5차·8차 월드컵 1위에 올라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봅슬레이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체육대상 시상식서 평창 금 약속

이들은 이날 로이드 코치를 추모하는 편지를 직접 준비해 낭독했다. 원윤종이 감정이 북받친 듯 흐느끼자 서영우가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서영우는 “ 코치님은 우리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면서 “이 곳에선 함께 하지 못하지만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선 함께 하겠다. 평창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내 하늘에서 응원해주신 코치님 영전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원윤종·서영우는 이날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스켈레톤 세계 2위 윤성빈(22·한국체대)은 신인상을 수상했다. 신인상을 공동 수상한 피겨 유망주 유영(12·문원초)은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와 함께 춤을 춰 박수를 받았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