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세기, 아홉 번 넘게 자리를 옮겼고 탑 자체도 크게 망가졌다. 2005년 경복궁에 있던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할 때도 이 탑은 다른 유물과 함께 옮겨가지 못했다. 훼손 상태가 심해 현재 자리에 두는 게 되레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14일부터 전면 해체 뒤 보수 작업
높이 6.1m의 이 탑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본 오사카로 반출됐다가 이듬해 되돌아왔다. 51년 한국전쟁 당시 폭격을 맞아 탑 상륜부가 크게 훼손됐다. 90년 현재 자리로 오기까지 최소 9차례 ‘주소’를 옮겼다. 57년 탑 상부를 콘크리트로 복원했으나 지난 60년간 진행된 풍화·부식작용으로 추가 훼손이 우려돼왔다.
문화재연구소 김사덕 사무관은 “지광국사탑은 식민과 전쟁의 고통을 겪었다. 지난 세월 이처럼 자리를 자주 옮긴 문화재는 거의 없다”며 “최종 복원 후의 소재지는 문화재위원회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