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죽어도 좋다"…수도권연대 거부

중앙일보

입력 2016.03.06 12:42

수정 2016.03.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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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모두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며 야권통합은 물론 수도권 연대도 반대한다는 배수진을 쳤다.

안철수 기자회견 "우리의 목표는 기득권 양당체제 깨는 것"

안 대표는 6일 오전 서울 마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은 지금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 물도,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에는 적 뿐”이라고 한 뒤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땅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야권 통합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 위한 연석회의(지난 4일)에서 의원들께서 굳은 결의를 표명해주셨다.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보다 정치바뀌는 게 더 중요하다',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라고 했다"며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다. (국민의당은) 그런 각오로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작년 12월 제가 문재인 대표 혁신안만으로 부족하다며 담대한 혁신을 제안했을 때는 받지 않고 '새누리당 사고방식'이라며 비난했다. 그런 저를 내보내면서까지도 지키려했던 그 혁신안은 지금 어디에 갔나"라며 "지금 더민주의 태도는 원칙없는 승리라도 좋다는 것. (원칙있는 패배를 택한다고 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볼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에 대해서는 "안철수가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통합을 세 번 결당하는 동안, 김종인 대표는 새누리당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다"며 "지난 4년간의 김종인과 안철수의 선택을 비교해봐라. 누가 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정치참여 후 했던 세 번(서울시장, 대권, 합당)의 야권통합을 ‘연대보증’이라고 표현했다. 안 대표는 "그간 야권 통합을 위해 세 번 결단하고 연대보증을 섰지만 한 번은 성공하고 두 번은 실패했다. 박원순 시장은 제 양보를 헛되지 않게 승리했지만 나머지 두 번의 보증은 실패했다"며 "야당다운 야당으로 변하지 못했던 지난 두번의 잘못된 부증은 제가 꼭 갚겠다"고 했다.


‘수도권 연대 가능성을 닫는가’라는 질문에 안 대표는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깨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수도권연대가 없다고 못 박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이번 총선은 기득권 양당체제를 타파하고 정치의 새로운 판을 만드는 선거라는 데 핵심이 있다. 수도권 연대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 경우도 (더민주 송영길 전 시장 출마로) 졸지에 격전지 아닌가. 그렇다고 여기서 탈당하게 되면 정치적 사망이다. 실리가 아니라 명분을 택하며 (더민주를) 탈당했는데 다시 실리를 택하는 순간 유권자에게 제가 뭐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슷한 시각 천정배 공동대표는 안 대표와는 다른 의견을 보였다. 천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실시된 예비 후보 공개 현장면접에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압승을 저지한다는 게 목표"라며 "이 목표를 어떻게 국민의당이 실행할지를 놓고 당내에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연대에 대한 질문에서도 천 대표는 "선거 30여일 앞두고 새누리당 압승을 우리가 저지할 수 있을까 하는 데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 점에 대해 당 내에서 비장한 각오로 논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