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 몫 비례대표, 처음으로 투표 선발…새누리 사무처 술렁

중앙일보

입력 2016.03.04 02:28

수정 2016.03.04 14:56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새누리당 사무처 노동조합의 ‘상향식 비례대표 추천’ 실험에 당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당 사무처 노조는 4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직자 몫 비례대표 추천 투표를 한다. 당직자 278명이 ‘교황 선출식’으로 남녀 1명씩 이름을 써내는 방식이다.

당이 상향식 공천 원칙을 내세우는 만큼 지도부가 당직자를 찍어 비례대표를 주던 관행을 깨겠다는 의도다. 8년 이상 재직하면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견발표 절차가 없어 ‘깜깜이 선거’에 ‘인기투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배들 밥 사주고 선거운동도

당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가 지난 2일 이 내용을 보고받고 황진하 사무총장을 통해 우려 사항을 전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새누리당에서 사무처 출신 비례대표는 이운룡 의원이 유일하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당시 26번을 배정받았다. 이번에는 당 공천제도특위가 사무처 당직자를 당선 안정권 내 1명 이상 추천하기로 룰을 정했다. 비례대표 의석은 47석으로 지난 총선에 비해 7석을 줄었지만 새누리당은 20명까지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이번 투표에서 1등을 한다고 해서 비례대표 당선권을 보장받는 건 아니지만 과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 당직자는 “후배들을 불러 밥과 술을 사는 건 기본이고, 표 떨어질까 봐 잔소리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투표 참여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한 당직자는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똘똘 뭉쳐도 모자란데 당직자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