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는 정의선(46)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05년 당시 기아차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개발에 착수한 차다. 2008년 첫 출시 이래 한동안 정 부회장이 이를 애용해 ‘정의선의 SUV’란 별명이 붙었다. 8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더뉴모하비’는 고급스러워진 디자인에 유로6 기준에 맞춘 디젤엔진을 탑재했다.
외관은 대형 SUV답게 일단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 모델의 각진 느낌에 세련미를 더했다. 커다랗고 탄탄한 느낌 덕에 시쳇말로 ‘사고가 나도 죽진 않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전장은 4930㎜로 기존 모델(4935㎜)보다 살짝 짧아졌다. 기존 모델의 범퍼가드를 뺐기 때문이다. 전폭(1915㎜)과 전고(1810㎜), 축거(2895㎜)는 전과 같다.
‘남자의 SUV’라는 별칭답게 주행 중에는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모하비의 심장은 3.0L V6 S2 3.0 디젤 엔진이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를 자랑한다. 복합연비는 L당 10.7km로 나름의 경제성을 갖췄다.
고속주행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차량 내 정숙성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소음을 잡기 위해 그만큼 공을 들인 덕분이다. 자갈길과 진흙길 등 비포장 험로도 무난히 통과했다. 전날 눈이 내린 타에 노면은 질척거렸지만, 수동2단 기어를 넣고 어려움 업이 통과했다. 옆으로 기울어진 측면사로나 30°의 경사길도 어려움없이 올랐다.
기자가 타본 더뉴모하비는 한 마디로 ‘돈 주고 사서 타기에 아깝지 않은 차’다. 직업 특성상 억대를 넘나드는 좋은 차들을 타볼 기회가 많다. 하지만 ‘내 돈 내고 사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 차는 많지 않다. 이는 소비자 반응으로도 입증된다. 더뉴모하비는 이미 5700대(누적계약 대수)가 팔렸다. 이날 서보원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출시 후 8년이 지났는데 판매량이 증가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하루 평균 250대 이상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전체 계약자 중 98%가 4륜구동 방식을 택했다.
파주=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