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이 출현하기 전까지의 정석 진행은 ‘참고도’ 백1부터 흑 4까지인데 우상귀에 견고한 흑의 토치카가 버티고 상황에서 이렇게 전개되는 그림이라면 흑이 마다할 리가 없다. 말을 바꾸면 ‘참고도’는 백이 내키지 않는 구도라는 뜻이다.
19는 굼뜬 수 같지만 정수. 카운터블로를 날리기 전에 가드를 올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무 때나 거리의 효율을 따져 널찍널찍 벌렸다가는 활용의 약점만 노출한다.
우변 20으로 어깨를 짚은 이후 27까지 정석 일단락인데 흑A로 젖혀 나오는 약점을 두려워해 백B로 지키는 건 하수의 우려. 사실, 이 정석의 완성은 조금 동떨어진 것 같지만 하변 백C의 육박까지다.
그런데 탕웨이싱은 고개를 갸웃, 하더니 하변 28로 한걸음 늦춘다. 좌하귀 쪽 백과의 연대감은 조금 더 끈끈해지겠지만 우하귀 쪽 흑 일단을 압박하는 데는 힘이 떨어진다. 무슨 뜻일까. 검토진도 ‘처음 본 수’라며 흥미롭다는 표정인데….
손종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