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꼬박 이틀간 한 끼도 먹지 못하다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A형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추위도 누그러지고 날씨가 포근해져 독감에 걸릴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며 “독감 때문에 연휴를 통째로 날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주의보 발령 뒤 4배 늘어
7~18세 의심환자 가장 많아
“봄까지 유행, 노약자 예방접종을”
질병관리본부는 “독감주의보가 발령된 뒤에도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달 중순 이후 독감 유행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연령별 의심환자는 7~18세가 1000명당 83.6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하순(47.4명)에 비해 1.8배로 크게 늘었다. 지난달 말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하면서 독감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6세 이하(52.4명), 19~49세(45.1명), 50~64세(20.6명), 65세 이상(6명) 순으로 나타났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각종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기와는 다르다. 최근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는 A형·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38도 이상의 고열이 특징이며 두통·기침·인후통·근육통·콧물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도 동반한다. 어린이의 경우 구토·설사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며칠 안에 증상이 크게 완화되지만 방치하면 폐렴 등 합병증을 일으켜 생명이 위독할 수도 있다.
김기순 질본 인플루엔자바이러스과장은 “이번 독감은 올 4월까지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신부와 65세 이상 노인,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생후 6~59개월 영·유아 등은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