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이 지나치다. 먼저 세수를 초과 달성했다는 표현부터 민망하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 잡았던 국세 수입은 221조1000억원이었다. 장밋빛 전망에 기대 너무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얘기가 나오자 7월에 편성한 ‘메르스 추가경정예산’에서 215조7000억원으로 낮췄다. 추경이 아닌 당초 예산을 기준으로 보면 초과 달성이 아니라 미달이다. 그런데도 경제 예측이나 정책 운용에서의 허점에 대한 반성은 없고 자랑뿐이다. 더구나 추경 편성 때 세수 목표를 낮춘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국회였다.
한 해 반짝 개선됐다고 나라살림이 크게 나아질 것도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어제 저녁쯤 나랏빚이 600조원을 돌파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초당 158만원씩 늘고 있다. 국가채무는 지난 1년 반 동안 100조원이나 늘었고 올 연말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경기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올해 성장률뿐만 아니라 잠재성장률 자체가 2%대로 떨어졌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기업과 가계 모두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부동산 경기마저 꺾일 조짐을 보인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경제 수장의 자기 자랑이 아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실천을 정책으로 내보여야 한다. 그게 경제 사령탑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