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현역 의원, 공천 거저 받는다 생각하면 오산”

중앙일보

입력 2016.02.03 02:31

수정 2016.02.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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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천관리위) 출범이 임박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이미 4·13 총선 ‘공천관리위 구성안’이 보고됐다.

이번 공천관리위는 권한이 예전만 못하다. 2012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정홍원 위원장)는 공천 룰까지 만들어 심사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다.

여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실상 내정
비박 3인 포함된 공관위 구성안
최고위원들 거부감에 진통 거듭

반면 공천관리위는 이미 공천제도특별위가 정해놓은 룰에 따라 후보들 간 경선 과정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말 그대로 ‘관리’에 주력하는 기구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그래도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 간 신경전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공천관리위 구성을 놓고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본지가 2일 입수한 공천관리위 구성안에 따르면 위원장은 여전히 공란인 상태다.

하지만 친박계가 밀고 있는 이한구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라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대구 수성갑에서 4선을 한 이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위원장에 임명된다면 공천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당헌·당규대로 하겠다”며 “상향식 공천이라고 해서 현역 의원들이 거저 공천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위원들이다. 구성안에는 위원이 모두 8~10명으로 돼 있다. 위원으로는 ▶사무부총장(2명 또는 1명) ▶클린공천지원단(단장+단원 1인) ▶여론조사 전문가(당내 또는 외부) ▶정치 소수자(여성·청년·장애인 각 1명) 등으로 돼 있다.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위촉을 고려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구성안대로라면 황진하 사무총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홍문표 1사무부총장, 박종희 2사무부총장, 그리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회선 당 클린공천지원단장이 위원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이 마련한 이 구성안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거부감을 보이면서 며칠째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1일 최고위에서도 공천관리위 구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한구 의원을 위원장으로 수용하는 대신 나머지 위원 구성에 대해선 전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9명이 위원장·부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을 1명씩 추천해 11명 정도로 구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공천관리위원에 사무총장과 부총장을 다 포함시킬 거면 원내부대표단에서도 한 명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친박연대 비례대표 후보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혜성 전 의원(김을동), 박상희 중소기업진흥회장(이인제), 법학자 남유선 국민대 교수(김태호) 등을 공천관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고 한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박수용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를 추천했다.

현일훈·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