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고은(1933~), ‘작은 배’ 중에서
인류가 처음 겪는 100세 시대
생명연장이 재앙이 안 되려면…
평균수명 100세 시대는 인류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어마어마한 혁명이다. 이제까지는 사회적 지위만으로도 충분히 살만 했다. 은퇴하면 바로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은퇴하고도 최소한 30년을 더 살아야 한다. 삶의 내용을 채워나가지 않으면 생명연장은 축복이 아니다. 재앙이다. 주체적 삶이란 삶의 맥락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은퇴하여 명함이 사라지는 순간, 삶의 목적도 추구하는 가치도 희미해지는 그 따위 ‘작은 배’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시 전문은 joongang.co.kr)
김정운 문화심리학자·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작은 배
-고은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