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측이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이날 오전 베트남 하노이공항에서 출발한 베트남 남성 A(25)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지 2시간19분 만인 오전 7시24분에 입국심사대를 통과했다.
8일 만에 또 뚫린 인천공항
여권 스캔하면 문 열리는 형태
공항 측 “힘 강하게 주면 벌어져”
심사대의 문은 여권 정보와 지문, 얼굴 사진을 등록한 사람들이 여권을 스캔 기계에 대면 지문과 얼굴을 컴퓨터가 인식해 자동으로 열린다. A는 인적이 드문 자동심사대 한 곳으로 가서 힘으로 자동 출입국심사대의 문을 양쪽으로 벌렸다.
공항 관계자는 “자동 개폐 시스템이라 강한 힘을 주면 벌어진다”고 말했다. 다른 공항 관계자는 “자동 출입국심사대 주변에는 보안요원들도 주위에 잘 배치되지 않는 것까지 파악한 걸 보면 누군가로부터 정보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공항에는 106대의 자동 출입국심사대가 설치돼 있다. A는 심사대 통과 후 세관 지역을 아무런 제지 없이 통과하고 공항을 떠났다.
공항공사 측은 대부분의 환승객은 면세점이 있는 3층 출국장 쪽으로 이동한 데 반해 A는 2층 입국장에 머무른 점으로 미뤄 사전에 밀입국을 계획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약 2000대(내부 1500대, 외부 500대)의 CCTV가 있다. 하지만 A의 밀입국은 그가 탑승이 예정돼 있던 항공기에 타지 않았다는 사실이 신고된 뒤에야 확인됐다.
지난 21일 환승객으로 가장해 밀입국한 30대 중국인 부부 역시 보안이 취약한 틈을 타 밀입국했다. 출국심사장 문의 잠금장치까지 부수고 입국했다. 그때도 CCTV나 보안요원은 무용지물이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 밀입국을 하려는 사람들은 공항의 구조나 업무 방식에 대해 나름의 지식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 보안요원 교육과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30분쯤 인천 공항경찰대에 “ 공항 1층 C입국장 남자 화장실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특공대 등 이 출동해 이를 수거했다. 종이 상자에 부탄가스통 두 개와 액체가 든 생수통 한 개가 테이프로 붙어 있는 물체였다.
함종선·최모란 기자 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