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태호, 험지 출마 권유 받아…정청래의 마포을 거론

중앙일보

입력 2016.01.26 02:46

수정 2016.01.2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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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도부가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재선·경남 김해을·사진) 최고위원에게 25일 서울 험지(險地) 출마를 권유했다.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김 최고위원에게 “불출마 선언을 철회하고 당을 위해 4월 총선에서 서울 험지에 출마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당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 강남의 분구 예정지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 마포을에선 김성동 전 의원, 황인자(비례) 의원, 최근 입당한 최진녕 변호사, 이채관 새누리당 정책위원 등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이 당 핵심 관계자는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김성동 전 의원이 37.2%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쳐 정 의원(54.5%)에게 패했기 때문에 정 의원을 잡을 더 강력한 후보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서울 험지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판세가 내가 볼 때도 갈수록 간단치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성찰과 배움의 시간을 갖겠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던 것은 국민과의 약속인데 그걸 저버릴 만한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지금으로선 내가 다시 출마하는 게 당에 도움되는 일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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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8월 3일 “초심은 사라지고 생각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김 최고위원을 불출마 결심을 접을 때까지 더 설득할 예정이다.

 앞서 같은 당 문대성(초선·부산 사하갑) 의원이 “지난 4년 동안 목도한 현실정치는 거짓과 비겁함, 개인 영달만 난무하는 곳이었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달 만에 번복해 비난을 받은 것도 김 최고위원에겐 부담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