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탐험(2)] 새로운 권력의 탄생②

중앙일보

입력 2016.0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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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북한군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당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984년 1월 8일 태어났다. 태어난 장소는 강원도 원산, 평양, 평안북도 창성군 등 3가지 설이 있다. 이 가운데 강원도 원산이 가장 유력하다. 북한이 이 곳을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로 선정하거나 마식령 스키장, 원산국제공항 등을 건설하는데 공을 들였던 것도 김정은의 출생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어머니 고영희가 김정일의 휴양지인 여러 초대소 가운데 원산 초대소를 특히 좋아해 이 곳에서 출산을 준비했다고 한다. 특히 원산 초대소는 인근에 시중호라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데 고영희가 이 곳을 자주 들렀다. 시중은 고려시대의 으뜸가는 벼슬이름에서 따왔다.

김정은은 후계자로 임명된 이후 먼저 노동당을 접수하려고 했다. 김정일 시대의 노동당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선군정치가 지금까지 득세할 정도로 군대를 통한 국가운영에 매달렸다. 하지만 김정일은 내심 노동당이 우선이었다. 김정일 자신이 1964년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노동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출발한 것도 있지만 군대를 너무 앞세우면 자신과 아들이 위험해 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아들에게는 당 중심의 국가 운영을 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그의 공식 데뷔를 2010년 9월 당대표자회를 통해 진행했다. 당대표자회는 당대회 사이에 열리는 행사로 당대회에 버금가는 큰 행사다. 1966년에 열린 이후 44년 만이었다. 거기서 김정은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그 동안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유명무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방위원회가 북한의 최고권력기구가 된 이후 정치·군사·경제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계자를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앉힌 것은 노동당의 부활을 의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군사 문제도 당중앙군사위원회로 가져와 정상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었다.

여기서 의문점은 김정은이 조직지도부와 관련해 아직까지 밝혀진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김정일이 사망하기 전 까지 1년 정도 노동당에서 어떤 트레이닝을 받았는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재로써는 아쉬운 대목이다. 김정일은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출발해 1973년 조직지도부장이 됐다. 그럼으로써 노동당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조직지도부는 노동당의 핵심이기 때문에 김정은이 이 곳을 장악하지 못하면 ‘허수아비’가 될 수 있다. (계속)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