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차관급) 직을 맡은 김여정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지난해 10월 말 김정은 제1위원장의 평양 과학기술전당 방문 때다. 80일을 넘겨 공백을 보인 것이다. 앞서 김여정이 가장 오래 모습을 보이지 않던 건 52일이라 우리 당국은 이례적인 일로 판단하고 있다.
“정치적 입지 변화 가능성 없어”
김여정 5월 당대회 전 등장 예상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의 공백은 김여정 보다 길다. 그는 지난해 10월19일 남편과 함께 청봉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석 달 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의 두문불출이 길어지자 임신설·출산설이 고개를 들고있다. 일부 소식통은 ‘정치적 근신설’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정치적 입지 변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의 전언이다.
핵 실험 이후 강경 국면을 고려해 이미지 관리 차원의 활동폭 제한이란 관측도 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지금은 김정은이 안팎으로 강한 모습을 부각시켜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집권 5년차인 김정은이 자신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연출하는데 두 젊은 여성을 활용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언제 모습을 다시 보일지는 점치기 어렵다. 김여정의 경우 부부장급 당 직책을 맡고 있는 만큼 핵 실험 정국이 가라앉으면 활동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초로 잡힌 노동당 7차 대회를 계기로 부장급으로 승진하는 등 변동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설주의 경우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고아원·양로원 같은 복지시설 방문이나 민생행보에 나서는 것을 계기로 부부동반으로 등장 할 수 있다.
서재준 기자 suh.jaej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