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망론’ 묻자 박 대통령 웃으며 “국민께 물어보시죠”

중앙일보

입력 2016.01.14 03:04

수정 2016.01.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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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개헌론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13일 “청년들이 고용절벽에 처해 하루가 급한 상황이다. 뭔가 풀려나가면서 그런 (개헌) 얘기를 해야 국민 앞에 염치가 있는 것”이라며 “모두가 스톱되고 발목이 잡혀 나라의 한 치 앞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해보겠다는 것은 저로선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동물국회가 지금은 식물국회 돼”
국회선진화법 ‘취지 악용’ 비판도

“개헌으로 날을 지새워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2015년 1월 12일)던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과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지난해 11월 개헌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논의된 것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경제활성화법 직권상정 거부 관련 질문에는 “국회의장께서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서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국회까지 찾아가 법안 통과를 꼭 해 달라고 누누이 설명하고, 야당 대표 전부 청와대에 초치(招致)해서 여러 차례 설명했는데 지금까지 통과시켜주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과 행정부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며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통과시킨 국회선진화법(국회법)에 대해선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를 대화와 타협으로 운영하기 위한 취지였는데 정쟁을 더 가중시켜 국회 입법 기능마저 마비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동물국회였는데 지금은 식물국회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어떻게 보면 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결과”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법을 가지고 당리당략을 위해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법도 소용이 없다는 걸 이번에 여실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겨냥했다.
 

반기문 유엔총장

2017년 대선에서의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 대통령은 웃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느냐 하는 것은 저는 모르겠고 국민께 한번 여론조사를 해서 ‘왜 찬성하십니까’하고 물어보시죠. 그게 제일 정확할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그러면서도 “반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여러 나라 지도자들을 만나도 유엔 사무총장직을 성실하게 잘 수행하고 계시다는 평가를 받고 계시더라”고 소개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