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럽은 선전했다. 12.5%의 수익률을 기록한 일본펀드가 국가별 펀드 중에선 1위를 차지했다. 엔화 약세와 양적 완화 등을 바탕으로 한 일본 증시의 상승세 덕분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취임한 2013년 초부터 지난해까지 일본 주식형펀드 자금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유럽펀드는 지난해 연평균 수익률 10.76%로 2위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가 지난해 호황을 기록한 덕분이다. 금리인상을 추진한 미국과 달리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유럽으로 투자자금이 몰렸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 정책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팀장은 “유럽이 양적완화를 발판으로 내수 중심의 경제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금융위기 후 줄었던 소비 수요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 1.05%
지난해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낮췄다. 정의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외환보유액 대비 외채 비율이 200%에 달한다”며 “헤알화 약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유가였다. 지난해 원자재 펀드는 21.21%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1월 배럴당 52달러였던 원유(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지난해 말 30달러 선으로 폭락한 탓이다. 원유 공급 과잉에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은 생산을 줄이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 등으로 원유 수요도 정체됐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 상하이 종합지수가 40% 가까이 하락하는 큰 혼란을 겪었다. 중국펀드 역시 1.06%의 저조한 수익률에 그쳤다.
올해는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온수 팀장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면서 부채가 많은 신흥국의 상환 압력이 커졌다”며 “당분간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좋고 양적완화 등 경기 부양카드가 있는 일본과 유럽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