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그의 이름으로 나온 앨범은 8개, 사후 그의 이름으로 나온 앨범은 10여개가 넘는다. 수많은 곡이 리메이크되어 오늘날에도 불린다. 그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만도 5개.
우리는 왜 그의 노래를 다시 듣고 또 부르고 있나.
절친했던 동료 가수 박학기가 그 이유를 꼽았다.
◇ 동료와 팬이 추천하는 다시 듣고픈 김광석의 노래.
①가수 홍대광 ‘이등병의 편지’
“군대 가기 전에 이 노래를 듣고 충격 받았다. 노래에 감정을 실으라는 말을 비로소 이해했다. 군대 첫 월급으로 김광석 선배님의 앨범을 사서 반복해 들었다. 무엇보다도 때묻지 않은, 슬프면서도 살포시 웃으며 노래하는 모습이 좋다. 나도 그런 얼굴로 노래하고 싶다.”
<중앙일보 2014년 1월 22일자 23면>
②가수 박학기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나와 함께 듀엣 하자 했는데 살아생전 하지 못했다. 광석이가 떠나기 몇 시간 전 함께 있었고, 그때 조인트 콘서트를 계획하며 약속했다.”
③가수 채환(JTBC '히든싱어-김광석'편 출연) ‘광야에서’
“초등학교 5학년인 1984년 이 노래를 처음 듣고 푹 빠졌다. 특유의 떨림 있는 목소리가 좋았다. 그 뒤 그가 살았던 대구 방천시장으로 이사까지 갔다.” <중앙일보 2014년 3월 20일자 26면>
④가수 김건우(2012년 김광석 노래부르기 대회 김광석상 수상) ‘부치지 않은 편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나와서 기억하는 노래다. 당시 중학생이었는데도 노래가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강렬했다. 세월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다.”
⑤그룹 빨간 의자(2014년 김광석 노래부르기 대회 김광석상 수상) '사랑했지만'
“어떤 할머니 한 분께서 비오는 날 레코드 가게 앞을 지나려다 흘러 나오는 이 노래를 듣고 우산도 없이 계속 들으며 서 계셨다는 일화를 들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고 눈물과 웃음 짓게 하는 노래다.”
⑥정미현(2015년 김광석 노래부르기 대회 김광석상 수상)씨, ‘내 사람이여’
“개인적으로 부모님이 생각나게 하는 가사였다. 가수가 되고 싶었던 아빠의 꿈을 내가 이룰 수 있게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순수하게 노래 좋아했던 가객의 깊이를 그의 노래를 통해 느낀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