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석촌호수. 텅 빈 호수 한가운데 갑자기 등장한 1t짜리 초대형 고무 오리 ‘러버덕’은 사람들의 동심을 강타했다. 까만 눈과 앙다문 부리. 크기는 16.5m에 달했지만 절대적 귀여움을 자랑하는 이 거대 오리의 등장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한 달간 이어진 전시에 누적 방문객 수만 500만 명에 달했다. 온라인에선 러버덕을 관람하고 왔다는 ‘인증샷’이 유행할 정도였다.
중구 관광공사 건물 리모델링 개관
마케팅·판로개척 등 원스톱 지원
LED 공연, 수묵 애니, 홀로그램 …
세계서 통할 킬러 콘텐트 개발 협업
박 대통령 “창조경제 견인차 역할을”
벤처단지 규모는 지하 4층, 지상 17층으로 연면적 8000여 평에 달한다. 공연장과 테스트룸 등 각종 부대시설도 함께 들어섰다. 총 93개 입주기업은 정보통신(IT)·교육·디자인·공연예술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1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앰허스트 외에도 창의력과 실력을 갖춘 기업이 많다. LED 전구 같은 시각장비와 악기 연주를 결합한 ‘빛의 오케스트라’ 등 공연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케이컨버전스, 수묵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여민, 체험형 홀로그램을 제작하는 닷밀 등이다. 입주 기업들은 사무실과 부대시설을 2년간 무료로 제공받고, 향후 심사를 거쳐 최대 4년까지 임대료와 사업 지원 비용을 차등 지원받는다. 금전적 지원도 좋지만 입주 기업들은 ‘기업 간 협업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진다는 점에 더 큰 기대를 드러냈다. 신완호 케이컨버전스 대표는 “사무실과 부대시설 지원으로 월 200만~3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3D 홀로그램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세계 시장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정부 주도로 문화콘텐트 사업을 지원하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두 번째 거점 시설이다. 지난 2월엔 벤처기업을 포함,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콘텐트로 구체화하도록 지원하는 문화창조융합센터가 서울 상암동에 문을 열었다. 정부는 향후 인재를 양성하는 문화창조아카데미와 테마파크 시설인 K-컬처밸리 등 4개의 거점 시설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