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최근 설립한 지주회사인 금호기업을 통해 금호산업을 인수했다. 박 회장과 그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등 대주주 일가가 금호기업의 지분 67.5%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로 ‘박 회장-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즉 금호기업이 금호산업의 지분 50%+1주를 확보했고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하며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에어포트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7228억 내고 지분 50%+1주 매입
“동생 찬구와 관계 회복 노력할 것”
박 회장은 내년 창업 70주년을 맞아 경영방침을 ‘창업초심(創業初心)’으로 정하고 그룹 재건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1946년 박 회장의 아버지인 고 박인천 창업회장이 택시 2대로 창업한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금호아시아나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이다. 박 회장은 “고 박인천 창업회장님께서는 부지런함, 성실, 정직, 책임감, 끈기의 다섯 가지를 늘 강조하셨고, 이 다섯 가지 정신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70년 동안 지속하게 만든 근간”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항공·타이어·건설을 3대 핵심 사업 축으로 구성해 안정과 내실을 다져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500년 영속기업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박 회장에게 놓인 과제도 적지 않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게 당면 과제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을 때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올해 초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분의 42.1%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 등의 채권단이 최대주주다. 채권단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최소 1조원 이상을 매각가로 책정하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5700억원을 빌린 상황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둘러싼 주변 여건도 녹록치 않다. 우선 주력인 항공사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30일 전방위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할 계획일 정도로 어렵다. 중국과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에 특화한 아시아나의 경우 중단거리 노선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도전이 거세다.
또한 건설사업도 아파트 분양시장 상황 악화로 내년 전망이 밝지 않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키워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