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강서는 모두 내년 총선 때 분구가 돼 새로운 선거구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한 회의 참석자는 “강서의 경우 새누리당 후보에겐 험지”라며 “김 전 총리의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가해 당을 위해 희생했으니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 ‘험지 출마론’ 논의
김무성 “총선 승리 위해 요청할 것”
“조윤선·이혜훈 둘 다 격전지로”
“오세훈, 종로 아닌 강북 출마해야”
김무성 대표도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미 출마를 선언하신 분들도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험지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망가들이 (험지 출마를) 결심하면 (공천을) 도와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특정인을 어느 지역에 꽂는 전략공천과는 다르다”고도 덧붙였다. 한 측근은 “새로 생기는 지역구에는 현역 의원이 없는 만큼 김 전 총리나 안 전 대법관을 우선 추천해도 큰 반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는 “김 전 총리나 안 전 대법관 정도의 인지도면 더 거친 곳에 출마하도록 해야 한다”거나 “김 전 총리나 안 전 대법관의 의사부터 물어봐야 한다”는 등 반대 의견도 냈다고 한다. 안 전 대법관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공식적으로 얘기를 해온 적이 없으니, (험지 출마 권유를) 해오면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서초갑에서 맞붙은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둘 다 험지로 보내야 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종로가 아닌 강북의 다른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도 나왔다.
새누리당은 이날 회의에서 3개월여를 끌어온 공천룰 기구 인선안도 의결했다. 기구 위원장은 황진하 사무총장이 맡고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이 당연직으로 포함됐다. 여기에 홍일표·이진복·김재원·정미경(이상 재선) 의원과 김상훈·김태흠·강석훈·김도읍·박윤옥(이상 초선) 의원까지 9명이 추가됐다. 이들 13명 중 친박근혜계는 6명이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