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의 핵심인 새 경제부총리부터 시장에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박 대통령은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에게 3기 경제팀을 이끌도록 했다.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유 내정자는 색깔이 없고 그립이 강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를 경제팀 수장에 앉힌 것은 경제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미다. 청와대 친정 체제가 강화될 것이란 지적도 많다. 유 내정자는 내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3기 경제사령탑도 측근 정치인 출신
나라 안팎 경제 한 치 앞이 안 보이는데
총선·대선 포퓰리즘에 휘둘릴까 걱정
새 경제팀 앞엔 안팎으로 난제가 첩첩산중이다. 7년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끝낸 미국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로 맞불을 놓고 유럽과 일본은 돈 풀기에 나서면서 세계 경제는 대분화(Great divergence) 시대를 맞고 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 안 되는 긴박한 상황이다. 국내 현안도 간단치 않다. 새 경제부총리는 우선 구조개혁의 고삐를 단단히 죄어야 한다. 12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물론이요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극성을 부릴 포퓰리즘과도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유 내정자는 이런 과제를 명심하고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개혁 과제를 다지고 실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내정된 이준식 서울대 전 부총장 앞에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겉돌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한 지방교육재정 문제 등을 풀어야 한다. 다른 분야보다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지적되는 교육개혁을 이끌 리더십도 필요하다. 평생 공대 교수로 지낸 그가 사회부총리로서 교육·복지·문화 등 사회적 이슈를 조정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