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사진) 총무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한다-교회 그리고 게이, 레즈비언 교인들』이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공개했다.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 부총무를 역임한 알렌 브레쉬 박사의 저서다. 김 총무는 “동성애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교회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깊은 성서적 성찰과 논의와 토론이 진행돼야 한다. NCCK는 내년에 우리 사회 소수자 문제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 총무
관련 책자 공개하고 열린 논의 촉구
보수 교단선 “성서에 죄” 강력 반대
국내 교단들은 ‘동성애’에 대해 훨씬 조심스런 입장이다. 가장 열려있는 교단은 진보적 성향의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와 대한성공회다. 지난 9월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100차 총회 때 ‘동성애’ 문제를 최초로 공식 안건으로 다루었다. NCCK 강석훈 목사는 “성소수자를 목회적 관점에서 돌볼 수 있도록 자료나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는 연구안은 부결됐지만, 총회 안건으로 다루어진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적인 교단들의 반대 입장은 강고하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어긋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광장에서 6월에 열린 퀴어 축제를 계기로 이들의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다. 이들 교단은 구약성경의 모세오경과 타락한 도시 소돔에 등장하는 남성 간의 성관계 등을 예로 들며 “동성애는 죄”라고 단정한다. 진보 측은 “성경은 맥락을 통해 읽어야 한다. 소돔에 등장하는 남색(男色)은 한 사람에 대한 다수의 강간을 지적한 것이다. 남색만으로 풀면 선지자의 메시지를 무시하는 셈이다. 문자주의적 해석은 위험하다”고 반박한다.
김 총무는 “교회가 ‘동성애’를 수용하면 동성애자가 급속도로 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교인들이 꽤 많다. 진정으로 묻고 싶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허약한가? 이제는 한국 교회도 동성애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진지한 토론을 시작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