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 남성이 구직시장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실질 은퇴연령’은 72.9세로 2년 전보다 1.8년 늘었다.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늦었다. 한국을 제외하고 70세 넘어서까지 일하는 국가는 멕시코(72세)뿐이다. 심지어 중국(63.3세)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67.2세)보다 오래 일했다. 여성은 더 심각하다. 여성의 실제 은퇴시기는 70.6세로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했다. 2년 전 69.8세보다 0.8세 늘었다. 2002~2007년 조사에선 여성의 실질 퇴직연령이 67.9세였다. 7년 새 2.7년 늦춰진 셈이다. 여성이 70세 넘어서까지 일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법정 은퇴시기(60세)를 지나고 나서도 남녀 모두 10년 이상 재취업해서 일한다는 얘기다.
여성도 70세 넘겨 … 회원국 중 유일
OECD 평균보다 7~8년 더 일해
노인 소득, 평균임금 60%로 꼴찌
빈곤율은 50%로 멕시코보다 높아
은퇴한 뒤 여생을 마칠 때까지 쉬는 기간도 한국은 턱없이 짧았다. OECD 회원국 노인들이 은퇴한 뒤 쉬는 기간은 남성이 17.6년, 여성이 22.3년이었다. 한국은 남성이 11.4년을 여생을 마무리하는 데 썼다. OECD 평균보다 6년 짧다. 여성도 16.6년으로 5.7년 적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여생을 즐기는 기간이 한국보다 짧은 나라는 없었다. 심지어 기대수명이 한국보다 5세 정도 짧은 중국조차 남성은 한국에 비해 1.8년, 여성은 3.8년 더 쉬며 여생을 마무리했다.
살아서 일에 치이고, 죽기 전 여생을 즐길 시간이 이렇게 짧은데도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2000년대 중반 44.6%이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지난해 49.6%로 올랐다. 헝가리(9%), 폴란드(8%)의 5배가 넘는다. 비교적 노인빈곤율이 높은 멕시코도 31%에 머물렀다. 40%대를 기록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2.6%에 불과하다.
고령자의 소득도 한국은 꼴찌였다. 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60%에 머물렀다. 60%대인 국가는 호주(67%), 에스토니아(69%)뿐이었다. 70%대도 칠레·벨기에·덴마크가 고작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80% 이상 소득을 유지했다. 심지어 룩셈부르크 노인들은 근로자 평균소득보다 더 많은 돈(106%)으로 생활했다. OECD는 “국가가 연금수급자의 빈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연금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지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선 “연금개혁과 함께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