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파워는 지난 7월 경기도 안양의 열병합발전소에 ‘HA 가스터빈’을 도입키로 했다. 이 장비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품이었다. 티타늄 합금을 비롯해 열차폐 코팅·3차원(3D) 프린팅 같은 첨단제조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이 같은 신기술에 힘입어 연료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발전 효율’이 62%에 달한다. 현존하는 가스 터빈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특히 업계에선 해당 터빈의 경제성과 함께 친환경성도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인 화력발전소와 비교할 때 HA 가스터빈으로 운영하는 발전소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5% 줄일 수 있다. 또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95%까지 각각 감축할 수 있다. 덕분에 이 가스터빈은 각국의 발전소에서 66기가 채택됐다. 세계적인 친환경 화두 속에서 GE가 이런 가스터빈을 만들어 시장 공략에 앞장설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지난 2005년 GE는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이란 화두를 꺼냈다. 환경(Ecology)·경제(Economy)에서 따온 ‘에코(Eco)’에 GE의 구호인 ‘이미지네이션 앳 웍스(Imagination at works·상상력 경영)’를 결합한 신조어였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환경을 먹거리로 삼겠다는 의지였다.
열차폐 코팅·3D프린팅 기술 적용
발전 효율 최고 … CO₂ 65% 줄여
‘환경을 먹거리로’역발상의 성과
GE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엔 친환경 기술에 새로운 무기를 입히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역시 끊임없는 ‘융합형 사고’의 산물이다. 새 무기는 바로 ‘산업 인터넷’이다. 각종 산업 기계에서 생성되는 ‘빅 데이터’를 분석해 설비·운영 체계를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산업 인터넷이다. 가전·안경 등 일반 소비재에 적용하는 사물인터넷(IoT)과 속성이 같지만, 수집 정보의 양이 훨씬 방대하다는 점에서 다르다.
미국 동부 최대의 철도 회사인 노퍽 서던은 2010년부터 GE의 철도용 소프트웨어 ‘무브먼트 플래너’를 5600여 대의 기관차에 적용했다. 그 결과 ‘운행 속도 10% 향상’이란 성과를 얻었다. 해당 소프트웨어가 화물의 무게와 선로의 지리적 특성 등 다양한 운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교통량을 최적화한 덕이다. 연료를 더 적게 쓰면서 친환경에도 더욱 기여했다.
또 친환경 풍력발전용 터빈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발전 가동량을 극대화하는 ‘윈드 파워업’ 솔루션도 비슷한 성과를 내고 있다. 독일의 에너지기업인 E.ON은 469대의 풍력발전 터빈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발전량을 4.1% 늘렸다.
데보라 프로들 GE 에코매지네이션 부사장은 “2020년까지 100억 달러(11조8150억원)를 친환경 기술 개발에 추가로 투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과 담수 사용량도 2011년보다 각각 20%씩 줄이겠다”고 밝혔다.
정리=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