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야권 재편의 주요 변수… 손학규 박지원 김한길의 선택은

중앙일보

입력 2015.12.1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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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이 13일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결별’을 택하면서 야권이 재편에 들어갔다. 야권 헤쳐모여엔 “세 명이 변수”라는 말이 나온다. 이들이 누구와 손잡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① 손학규, 주변에 “안 의원 탈당했나”=손학규 새정치연합 전 상임고문이 안 의원과 뭉치면 파괴력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 의원 핵심 측근인 문병호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이 손 전 고문과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의 전남 강진 칩거 생활을 돕고 있는 한 측근은 “손 전 고문이 백련사에서 점심을 드신 뒤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안 의원이 탈당했나’라고 물어왔다”며 “그런 것 같다고 말씀 드렸더니 ‘알았다’고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측근들은 “손 전 고문의 합류는 안 의원 측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 전 고문의 한 측근은 “안(철수)ㆍ손(학규) 연대론은 손 전 고문이 정계에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다른 측근도 “손 전 고문 스탠스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씨도 “아수라장에 손 전 고문이 당장 뛰어드는 선택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② 박지원 “민심 따를 것”=호남에서 영향력이 큰 박지원 의원의 선택도 주목된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새벽까지 잠 못 자고 좋은 소식 기다렸지만 까치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태양은 어김없이 떠오르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적었다. 그와 가까운 호남 의원은 “박 의원은 민심대로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 측근은 “우선 문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문 대표 퇴진론이 불붙을텐데 수습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을 따라 곧바로 탈당하기 보다는 비주류의 문 대표 퇴진 요구와 문 대표 대응을 지켜볼 것”이란 얘기다. “박 의원은 문 대표가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한다. 호남의원들 일각에선 2007년 열린우리당에서 친노(친노무현) 핵심그룹만 남겨놓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헤쳐모였던 사례도 거론되고 있다.

③ 김한길 변수는=당내 비주류의 한 축을 이루는 김한길계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한길 의원은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 창당 당시 안 의원과 공동대표를 지냈고,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도 20명 가까이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야권 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몰아내고 말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거취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무너진 야권을 어떻게 살려낼지 거시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선 “김 의원이 적절할 때 직접 말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이 탈당 결심을 굳히기까지 김 의원과는 물밑 조율을 하거나 ‘플랜B’를 함께 논의하진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의원의 또다른 측근은 “앞으로 안 의원이 어떤 비전을 펼쳐보이는지 두고봐야 한다"며 "일단 당내 상황이 요동칠테니 전체적인 상황 변수를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병호 의원 등 탈당의사를 밝힌 의원들 외의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은 당분간 흐름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수도권 의원은 “솔직히 기호 2번이 선거에 유리해 제1야당 프리미엄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형구ㆍ위문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