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원장 유길상)이 기업의 채용경향과 청년 구직자의 준비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구직자와 기업의 채용공고 게시글과 온라인 취업커뮤니티에 올라온 2000여 개의 글을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해 분석했다. 여기에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심층 면접조사해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엇갈리는 구인·구직 성향
기업들 도전·창의성·열정 높이 사
취준생 불합격 땐 “스펙 부족 탓”
착실히 면접 준비한 구직자 합격
직군별로 분석해도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큰 틀에선 이런 경향이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 연구개발 직군조차 도전정신(19.4%)과 창의성(16.7%), 열정(13.3%)을 중시하고, 전문성(9.6%)은 우선 고려대상에서 밀렸다. 오히려 전문성보다 팀워크나 주인의식을 더 중요한 요건으로 여겼다. 고용정보원 생애진로개발센터 천영민 연구위원은 “직무역량을 들여다볼 때도 전문성을 보는 게 아니라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발전가능성을 따지는 경향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업준비생은 이런 경향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의 키워드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건 ‘토익’이었다. 이어 기사, 자격증이 주요 관심사였다. 서류전형에 필요한 스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불합격자는 학점, 서류, 자기소개서 같은 것을 대표적인 키워드로 꼽았다. 서류전형에서 필요한 스펙이 부족해 떨어졌다는 생각을 한다는 뜻이다.
반면 합격자는 면접, 질문, 준비,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천 연구위원은 “합격자는 처음부터 면접과정과 그에 따른 준비활동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스펙을 쌓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할애하기보다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자신을 충실히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천 연구위원은 조언했다. 인사담당자 또한 “스펙은 업무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요건으로 최소한의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차별성이 가장 큰 평가기준”이라고 답했다는 설명을 붙여서다.
채용방식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중견기업은 정기채용을 선호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수시채용 비중이 컸다. 다만 경영지원 직군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수시채용을 선호했다. 채용공고는 대체로 기업의 홈페이지나 민간 취업정보 전문업체를 활용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