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씩씩하고 호방한 ‘헨델 유다스 마카베우스 변주곡’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첼로 소나타 1번은 화려하면서도 도발적인 젊은 베토벤의 작풍을 보여줬다. 두 악기가 점차 고조되는 부분에서 첼로가 새된소리를 내기도 했다. ‘모차르트 연인인가 아내인가 변주곡’에서는 발랄했던 주제가 구슬프게 변주되는 부분이 마음을 끌었다.
구슬픈 듯 경쾌한 베토벤 첼로 소나타
2일 공연은 짤막하고 깜찍한 ‘모차르트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변주곡’으로 경쾌하게 시작됐다. 첼로 소나타 2번에서는 꿈꾸는 모습과 단호한 의지가 엇갈렸다. 검객 같은 첼로는 날카로웠고, 피아노는 해맑았다. 첼로 소나타 4번 시작 전 양성원은 눈을 감은 채 천천히 첼로에 활을 댔다. 음표 하나하나가 처절했다. 때로는 ‘베토벤다움’과 ‘첼로다움’이 서로 충돌하며 전곡을 꿰는 고단함이 전달됐다. 소나타 5번의 1악장에서 대담한 속주를 보여준 양성원은 2악장에서는 쌓이는 고통과 회한을 표현했다. 3악장에서는 기쁨의 푸가로 나아갔다.
연주를 마친 양성원은 “베토벤은 늘 이상을 추구하게 한다. 연주가 끝났어도 다시 악보를 보게 만든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 말했다. 이틀간 연주는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생상스의 첼로곡 ‘백조’가 떠올랐다. 우아한 백조의 자태와 끊임없이 움직이는 발이 함께 보인 연주회였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