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동맥’이 막혔다

중앙일보

입력 2015.12.05 02:39

수정 2015.12.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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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로 끊어진 케이블 지난 3일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해대교가 24일까지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4일 서해대교 왼쪽 주탑 맨 위 케이블이 끊어진 채 매달려 있다(원 안). 안전성검토위원회는 화재의 원인을 낙뢰로 결론 내렸다. [뉴시스]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양방향 통행이 최소한 20일 동안 전면 중단된다. 지난 3일 발생한 서해대교 화재로 손상된 케이블을 해체한 뒤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업 경과에 따라서는 오는 24일 이후에도 전면통제가 지속될 수 있다.

 서해대교는 양방향으로 하루 평균 9만5600여 대가 오간다. 반면 인근 우회도로인 38번 국도의 교통량은 하루 평균 4만1800여 대 수준이다. 따라서 서해대교가 막힐 경우 38번 국도에 두 배 이상 많은 차량이 몰리게 된다. 실제로 4일 38번 국도는 하루 종일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하루 9만 대 오가는 서해대교 24일까지 통제 … 38번 국도 우회 주말 2시간 더 걸릴 듯
수도?충청권 교통대란 예고

 게다가 주말엔 이보다 20~30% 교통량이 증가한다. 이 중 일부 차량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국토의 중심축인 경부고속도로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서해대교 전면통제로 연말을 앞두고 수도권과 충청 지역의 주요 간선도로에서 연쇄 교통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고 현장을 점검 중인 서해대교 안전성검토위원회는 4일 “ 끊어진 케이블의 손상 정도가 심각해 현 상태로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진단 결과 서해대교 2번 주탑의 72번 케이블이 절단된 것 외에 56, 57번 케이블도 기능을 상실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71번 케이블에서도 피복 손상이 발견돼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다. 위원회는 추가 손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케이블 철거에 10일, 재설치에 10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도로공사는 사고 발생 직후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송악IC 13㎞ 구간을 전면통제한 뒤 차량들을 아산만방조제를 지나는 38번 국도로 우회시키고 있다. 하행선은 서평택IC를 나와 38번 국도를 이용해 송악IC로, 상행선은 서산IC나 송악IC를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서평택IC로 진입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38번 국도로 우회하면 거리는 17㎞, 시간은 30여 분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4일 왕복 4차로인 38번 국도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속 60㎞인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10㎞ 이하로 뚝 떨어졌다. 시간도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 더 걸렸다. 주말엔 최대 2시간 넘게 정체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울대 고승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서해대교가 막힐 경우 다른 우회도로가 마땅찮아 38번 국도에 스필오버(물이 차면 넘치는 현상)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5~6일 주말엔 더욱 극심한 체증이 우려된다”며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가급적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신진호·윤석만·박수철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