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부양책에 실망, 세계금융시장 출렁

중앙일보

입력 2015.12.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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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에 대한 실망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채권매입프로그램을 2017년 3월 이후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적 완화의 규모는 늘리지 않은 채 기간만 연장한 것이다. ECB는 당초 내년 9월까지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 완화(QE)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었다. ECB는 또 이날 예금금리를 현재 -0.2%에서 -0.3%로 0.1%포인트 내렸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연내 인상을 가시화한 상황에서 ECB의 추가 부양책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으로 역력했다. 3일 채권 금리는 급등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18%포인트 오른 0.65%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채 금리도 0.2%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유로화 가치도 치솟아 유로당 1.0959달러에 거래됐다.

주식시장에도 충격파가 미쳤다. 3일 유럽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모두 3.6% 하락했고 영국도 2.3%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미국 주식 시장에도 여파는 이어졌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1.42%, S&P500지수는 각각 1.44% 하락했다. 4일 아시아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와 일본·중국 증시가 모두 하락세로 개장했다. 카르스텐 브르체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산타 마리오’가 ‘그린치(크리스마스를 망치는 악당)’로 돌변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을 실망시켰다”고 평가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