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대졸자의 절반 가까이가 전공과 무관한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졸자 153만 명의 직업이동경로를 조사한 결과다. 2011년 졸업연도를 기준으로 인문계열 대졸자의 전공 불일치도는 44.9%로 조사됐다. 전공 불일치도란 ‘업무내용이 자신의 전공과 맞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한 비율이다. 인문계열의 전공 불일치도는 사회계열(30.5%)이나 공학계열(23.4%)보다 높았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전공한 뒤 한 대형통신사에서 온라인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는 이모(28·여)씨는 “취업 원서를 낼 때 보니 전공 우대 사항에 국문학은 거의 없더라”며 “출판계나 교직으로 가지 않는 이상 전공을 살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사람인 임민욱 홍보팀장은 “채용 자체가 제조업 기반인 대기업 중심이다 보니 인문계열은 수요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2005~2011년 대졸자 153만명 조사
채용 수요 적고 기업도 선호 안 해
사회 31%, 공학 23% 전공 못 살려
노진호·백민경 기자 yesn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