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은 유효표 100표 중 60표를 얻어 34표를 받은 김하성(20·넥센)을 제치고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다. 삼성은 양준혁(1993년)·이동수(1995년)·오승환(2005년)·최형우(2008년)·배영섭(2011년)에 이어 6번째 신인왕을 배출했다. 상금 300만원과 트로피를 받은 구자욱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타격왕 수상을 위해 시상식에 왔을 때 친구인 박민우(NC)가 신인왕을 받는 게 부러웠다. 그 부러움이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을 받은 구자욱은 “부모님이 이제는 아들 걱정을 덜 하셨으면 좋겠다. 이제 더 큰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포지션 바꿔가며 타율 3위 맹타
“부모님, 아들 걱정 덜 하셨으면”
개막 이후 그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확실한 자기 포지션이 없었지만 1루수, 3루수, 외야수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1군 데뷔 첫 해부터 23경기 연속 안타를 치면서 타격 3위(0.349)에 올랐고, 11홈런·57타점·97득점(10위)·17도루의 성적을 거뒀다. 소속팀 삼성도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구자욱은 형을 따라 축구 선수가 될 뻔 했다. 구자욱의 아버지 구경회씨는 “축구 선수였던 형(구자용)을 따라 자욱이도 운동을 하고 싶어했다. 하루는 골프연습장에 형제를 데리고 가서 7번 아이언을 휘둘러보게 했는데 형은 잘 못 치고, 자욱이는 잘 쳤다. 방망이 휘두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기에 친분이 있던 대구 본리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을 찾아가 야구를 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 최은숙씨는 “자욱이는 밖에서는 무뚝뚝하지만 집에서는 애교도 부릴 줄 아는 귀여운 막내”라고 말했다.
고졸 2년차 내야수 김하성은 아쉽게 수상을 놓쳤다. 김하성은 올해 140경기에 나가 타율 0.290, 19홈런 73타점 22도루를 기록했다. 20홈런-20도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메이저리그로 떠난 선배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을 잘 메웠다. 8승5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해 투수 중 유일하게 후보에 오른 조무근(24·kt)은 6표를 얻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